대표적인 관현악 기상곡으로 꼽히는 차이콥스키의 [이탈리아 기상곡]은 이탈리아의 밝은 태양과 열정이 느껴지는 걸작입니다. 이탈리아의 민요뿐 아니라 로마의 거리에서 들려오는 구체적인 소리들이 음악 속에 담겨 있어서 더욱 재미있는 음악이죠. 연주시간 15분가량의 길지 않은 작품이긴 하지만 음악의 성격에 따라서 모두 5부로 구성됩니다. 음악이 시작되면 트럼펫이 먼저 인상적인 팡파르를 연주하는데, 이 소리는 차이콥스키가 로마의 호텔에 머무를 당시에 근처 연병장에서 매일 아침마다 들려오던 기상나팔소리였다고 합니다.
도입부의 트럼펫 기상나팔을 시작으로 이탈리아를 연상시키는 갖가지 선율들이 메들리처럼 이어집니다. 그 중에서도 ‘아름다운 아가씨’라는 이탈리아의 민요에선 이탈리아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이 부분에서 차이콥스키는 평소 잘 사용하지 않던 탬버린과 글로켄슈필, 트라이앵글 등 타악기 소리를 곁들여 이탈리아의 햇살을 닮은 화사한 음색을 표현했습니다. 민요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빠른 춤곡인 타란텔라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합니다. 트럼펫의 팡파르로 시작해 이탈리아 춤곡 타란텔라로 마무리되는 [이탈리아 기상곡]은 곡의 처음부터 끝까지 기상곡 특유의 변화무쌍함을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음악입니다.
림스키-코르사코프의 [스페인 기상곡] 역시 이국적인 정취와 화려한 관현악 색채를 느낄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이 곡 역시 전체 5부로 나뉘어 있고 1부와 3부는 ‘알보라다’라는 신나는 음악으로 되어 있어 활발한 분위기가 가득하지요. ‘알보라다’는 ’아침의 세레나데’라는 뜻으로 스페인의 아침 해가 떠오르듯이 밝고 쾌활하게 시작됩니다. 기상곡 특유의 변덕스러운 기분이 클라리넷의 유쾌한 멜로디와 바이올린의 화려한 기교로 표현됩니다. |